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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별세, 향년 66세…26년의 봉미선

모아봄·2026.07.08
'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별세, 향년 66세…26년의 봉미선
사진: Filip Szyller / Pexels

지하철에서 "이번 역은 시청, 시청역입니다"라는 안내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미 그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짱구는 못말려'의 엄마 봉미선, 그리고 서울·인천 지하철 안내방송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이 2026년 7월 4일 새벽 2시 10분 서울성모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66세. 발인은 7월 6일에 치러졌다.

26년을 한 캐릭터로 산다는 것

강희선은 1979년 TBC 공채 성우로 데뷔해 40년 넘게 마이크 앞에 섰다. 그중에서도 대중에게 각인된 건 '짱구는 못말려'의 봉미선이다. 짱구를 향해 소리치다가도 이내 웃고 마는 그 엄마의 목소리를 그는 약 26년간 연기했다. 한 세대가 아이에서 부모가 되는 동안, 봉미선의 목소리는 바뀌지 않았다.

그의 활동 폭은 애니메이션에만 머물지 않았다. 외화 더빙에서는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주인공과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트라멜 같은, 봉미선과는 전혀 다른 결의 인물들을 맡았다. 코믹한 엄마부터 서늘한 팜므파탈까지 한 성우의 목청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그의 스펙트럼을 말해준다.

47번의 항암, 그리고 마이크

강희선은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암이 간으로 전이되며 수십 차례 항암치료를 이어갔다. 세계일보 등은 그가 47차례에 이르는 항암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목소리 연기를 놓지 않았고, 2024년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투병 중에도 봉미선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냈다.

병세가 나빠진 뒤에야 그는 26년간 지켜온 봉미선에서 하차했다. 팬들이 "짱구 엄마 목소리가 달라졌다"며 아쉬워하던 그 변화의 배경에는, 마이크 앞을 끝까지 떠나지 않으려던 한 사람의 사투가 있었다.

아들 안은석의 추모

성우 겸 배우로 활동하는 아들 안은석은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1년 넘게 병실에 계셨다"며 긴 투병의 시간을 전했다. 그는 추모의 글에서 "어머니 이제 아픔 없이 편히 쉬세요", "어머니의 아들이어서 행복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유족으로는 아들 안은석과 딸 안지선이 있다.

목소리는 얼굴 없이 기억되는 예술이다. 스크린에 이름이 크게 뜨지 않아도, 수백만 명의 유년기 한 장면에 그의 목소리가 배경처럼 깔려 있었다.

강희선이 남긴 봉미선은 지금도 재방송과 스트리밍 속에서 반복된다. 오늘 '짱구는 못말려' 한 편을 다시 튼다면, 짱구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보자. 26년을 한결같이 지켰던 그 음성이, 그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확실한 흔적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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