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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호르무즈서 한 달 1800억? 시노코 원유 셔틀의 정체

모아봄·2026.07.07
장금상선, 호르무즈서 한 달 1800억? 시노코 원유 셔틀의 정체
사진: İrfan Simsar / Pexels

한밤중, 페르시아만의 초대형 유조선 몇 척이 선박 위치신호기(AIS)를 껐다. 추적 데이터에서 사라진 배들은 이란의 시야를 피해 호르무즈 해협 안팎을 오갔다. 그리고 한 달 뒤, 이 배들을 굴린 한국 해운사가 단 3척으로 최대 1억2,000만 달러(약 1,800억원)를 벌었을 것이라는 블룸버그 추산이 나왔다.

주인공은 장금상선, 영문명 **시노코(Sinokor)**다. 국내에선 컨테이너 해운사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은 무대는 전혀 다른 곳 — 전쟁 중인 중동의 바다였다.

배 한 척이 '바다 위 창고'가 된 이유

이야기의 배경은 이란을 둘러싼 무력 충돌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자 원유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세계 석유회사들은 원유를 실어 나르는 것뿐 아니라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이때 값이 폭등한 것이 바로 초대형 유조선(VLCC)의 몸값이었다.

장금상선은 그 길목을 미리 잡고 있었다. 블룸버그와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회사는 이란 전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세계 최대 해운사 MSC의 지원을 받아 VLCC를 대거 사들였고, 2월 말 기준 약 150척의 초대형 유조선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가 귀해진 시장에서, 배를 미리 확보한 쪽이 판을 쥔 셈이다.

위치신호를 끄고 무엇을 날랐나

핵심 사업 모델은 단순하면서도 대담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UAE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로부터 원유 물량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 바깥 오만만에 대기 중인 빈 유조선까지 실어다 주는 '원유 셔틀' 역할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협 안쪽의 위험 구간을 대신 통과해 주는 대가로 웃돈을 받는 구조다.

  • 운송 구간: 호르무즈 해협 안 UAE 터미널 → 해협 밖 오만만의 대기 유조선
  • 투입 규모: 4월 이후 실제 운항한 유조선 약 3척, 오만만 일대에 다수의 VLCC 배치
  • 추정 수익: 4월 한 달 최소 6,000만 달러 ~ 최대 1억2,000만 달러(약 1,800억원)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그 '위치신호 끄기'다. 선박은 원래 자동식별장치(AIS)로 자기 위치를 상시 발신한다. 그런데 선박 추적 데이터를 보면, 오만만에 재배치된 일부 VLCC가 최근 며칠 사이 AIS를 끈 정황이 포착됐다. 외신은 이를 두고 **이란의 공격을 피하려 야간에 신호를 끄고 운항하는 '그림자 항해'**로 해석했다.

다만 수익 규모(1,800억원)와 운송 경로는 선박 추적 데이터에 기반한 블룸버그의 추산이라는 점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장금상선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수치는 아니다.

왜 하필 한국 해운사였을까

전쟁 리스크가 큰 항로일수록 운임은 뛴다. 위험을 감수하고 배를 넣을 수 있는 회사만이 그 프리미엄을 가져간다. 장금상선은 ①전쟁 전 미리 배를 확보해 뒀고 ②MSC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등에 업었으며 ③실제로 위험 구간에 배를 넣는 결정을 내렸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며, 남들이 주춤하는 사이 '위기'를 '수익'으로 바꿔낸 것이다.

물론 이 방식이 마냥 무용담인 것은 아니다. AIS를 끄는 운항은 충돌·나포 위험은 물론, 국제 제재나 해상 안전 규정과 얽힐 소지가 있다. 지정학적 긴장 속 원유 물류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타기 위에서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한 회사의 무용담을 넘어, 이번 사례는 국제유가와 해운 운임이 왜 그렇게 요동치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준다. 중동에서 배 한 척이 신호를 끄는 순간, 그 여파는 결국 주유소 기름값과 물가로 흘러온다. 오늘 뉴스에서 '호르무즈'라는 단어가 보이면, 이 원유 셔틀의 밤바다를 한 번 떠올려 보자.

출처: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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