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208조 주식 2034년까지 전량 기부…게이츠 재단 제외

95세의 워런 버핏이 자신이 가진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약 1,400억 달러(원화로 대략 208조 원, 1달러 1,480원 단순환산 기준)를 2034년 12월 31일까지 전부 기부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눈길을 끈 건 액수만이 아닙니다. 20년 동안 매년 이어오던 빌 게이츠 부부 재단(게이츠 재단)에 대한 연례 기부가 이번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버핏은 2026년 초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그렉 아벨에게 넘기고 현재는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그가 남긴 주주 서한과 기부 공시를 통해 나왔습니다.
돈은 어디로 가나 — 네 개 재단에 나눠 담는다
이번 기부의 핵심은 "게이츠 재단이 아니라 가족 재단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입니다. 버핏은 클래스A 주식 8,000주를 클래스B 주식 1,200만 주로 전환한 뒤 아래처럼 나눠 기부하는 방식을 예고했습니다.
| 받는 재단 | 성격 | 이번 배분(클래스B) |
|---|---|---|
| 수전 톰슨 버핏 재단 | 먼저 세상을 떠난 첫 부인 이름을 딴 재단 | 900만 주 |
| 셔우드 재단 | 자녀가 운영 | 100만 주 |
| 하워드 G. 버핏 재단 | 자녀가 운영 | 100만 주 |
| 노보 재단 | 자녀가 운영 | 100만 주 |
즉 자녀 셋이 각자 이끄는 세 재단과,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는 재단으로 재산이 흘러갑니다. 버핏은 "앞으로 약 8년 안에 내가 가진 버크셔 주식을 전부 처분하는 것이 목표"라며, 남는 주식도 2034년 말까지 이 네 재단으로 모두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왜 게이츠 재단이 빠졌나
버핏과 게이츠는 2006년부터 우정과 기부로 엮인 사이였습니다. 버핏은 그동안 자기 재산의 상당 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매년 나눠 보내왔는데, 올해 그 연례 기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됐습니다.
버핏은 예전부터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게이츠 재단으로 가는 기부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취지를 밝혀 왔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 방침을 생전에 앞당겨 실행에 옮긴 셈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도 여러 매체에서 나왔지만, 버핏 본인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유는 "남은 재산은 가족이 운영하는 재단이 책임지고 집행하도록 하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관계 변화에 관한 세부 배경은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섞여 있어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참고로 버핏은 살아 있는 동안 재산을 다 나눠 주되, 자녀들이 직접 운영하는 재단을 통해 기부가 집행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오래전부터 밝혀 왔습니다. 거액을 한 기관에 몰아주기보다, 사후에도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이 판단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이 뉴스가 흥미로운 세 가지 지점
첫째, 규모입니다. 208조 원은 한 사람이 살아서 나눠 주는 기부로는 역사에 손꼽히는 액수입니다. 개인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돌려보내겠다는 '기빙 플레지'의 원조답게, 버핏은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둘째, 방식입니다. 현금이 아니라 버크셔 주식으로 기부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기부 가치도 함께 커지므로, 시점을 나눠 8년에 걸쳐 처분하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셋째, 승계와 겹칩니다. CEO 자리를 넘긴 직후 나온 발표라, 버핏이 경영과 재산 양쪽에서 동시에 '정리'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이 궁금해 그의 대표 전기인 스노볼 같은 책을 다시 펼쳐 보는 독자도 늘고 있습니다.
버핏의 결정은 '얼마를 벌었나'보다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가 결국 더 어려운 문제임을 보여 줍니다. 관심이 있다면 버크셔의 공식 기부 공시와 주주 서한 원문을 직접 확인해 배분 내역을 대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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