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KDDX 우협 선정, 0.58점이 가른 7.8조 구축함 대전

바다 위를 지킬 6000t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누가 만드느냐. 국내 조선 '빅2'가 자존심을 걸고 맞붙은 이 승부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결판났다.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사실상 확정하면서다.
7조8000억원짜리 사업, 대체 뭘 만드나
KDDX는 우리 해군이 운용할 6000t급 이지스급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 규모로, 단일 방산 사업으로는 손에 꼽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그중에서도 배의 세부 설계를 확정하고 첫 번째 함정(선도함)을 실제로 건조하는 핵심 단계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는 건 곧바로 계약이 아니라 '가장 앞선 협상 상대'라는 뜻이다. 앞으로 세부 협상을 마쳐야 최종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다만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우협 대상자가 그대로 계약을 따내는 것이 통상적이다.
0.58점, 그 미세한 격차의 정체
이번 수주전이 화제가 된 건 결과가 아니라 격차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평가 결과 한화오션은 93.9542점, HD현대중공업은 93.3675점을 받았다. 두 회사의 차이는 단 0.5867점.
흥미로운 건 순수 기술 실력에서는 오히려 HD현대중공업이 앞섰다는 점이다. 기술능력 평가에서 HD현대중공업은 73.2383점으로 한화오션(72.5958점)을 눌렀다. 그런데 왜 순위가 뒤집혔을까.
승부를 가른 건 과거 보안사고에 따른 감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에 약 1.2점의 감점이 적용되면서, 기술에서 벌어놓은 점수 차가 상쇄되고 최종 순위가 역전됐다.
기술로 이기고 보안 벌점으로 진 셈이다. 방산 사업에서 기밀 유출 이력이 얼마나 무겁게 다뤄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왜 아직 "사실상"이라는 단서가 붙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자체는 6월 11일에 통보됐지만, 곧바로 이견이 붙었다. HD현대중공업이 6월 22일 "보안 감점이 부당하다"며 방위사업청에 이의신청서를 낸 것이다. 앞서 감점 적용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즉시항고에 나서는 등, 법적 다툼도 이어졌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이 이의신청에 대한 회신을 마쳤다. 다만 청 관계자는 이 회신이 "이의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결정이 아니라, 제기된 질의에 추가 답변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절차적 매듭을 지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런 만큼 아직 "최종 계약 완료"가 아니라 "우협 확정 수순"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남은 일정과 지켜볼 대목
방위사업청은 이의신청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후속 협상 준비에 착수할 방침이다. 알려진 일정은 대략 이렇다.
| 단계 | 시점(목표·전망) |
|---|---|
|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 2026년 6월 11일 |
| 이의신청 회신·후속 절차 착수 | 2026년 7월 상순 |
| 우협 협상 준비 | 2026년 7월 중순부터(전망) |
| 최종 계약 체결 | 이르면 7월 말(목표) |
| 선도함 해군 인도 | 2032년 말(목표) |
위 표의 계약·인도 시점은 관계 당국이 밝힌 목표·전망치이며,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자.
투자자 입장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7조원대 사업이 향후 수년간 실적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다. 둘째, HD현대중공업이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일정이 지연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조선·방산 섹터의 흐름은 이런 대형 수주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경제 신문의 방산 관련 지면을 꾸준히 따라가며 실제 계약 체결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술로는 앞섰지만 보안 벌점 하나로 대형 사업이 넘어간 이번 사례는, 방산이 단순히 '누가 잘 만드느냐'만의 경쟁이 아님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최종 계약서에 도장이 찍히는 7월 말까지, 방위사업청 공식 발표를 한 번 더 대조하며 확정 여부를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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